- 김도윤 기자
- 승인 2024.08.20 10:44
중국 우림걸 교수 “한국, 미·중 갈등에 실용으로 국익 추구해야”
인천대 통일통합연구원 등 우림걸 교수 초청 강연회 개최
"미중 갈등 장기전 불가피...한국 전략적 선택 중요"
"한중경제관계,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화"
"한국, 미중 갈등 속 중립 견지...미중 가교 역할 기대"
인천투데이=김도윤 기자│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이 외교·정치·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국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중국 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우림걸 산동대학교 교수는 지난 19일 오후 5시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통일통합연구원(원장 정승호 교수)과 평생교육트라이버시티(원장 하병훈 교수)가 개최한 '동북아 정세와 평화의 길'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중 갈등 장기전 불가피...한국 전략적 선택 중요
인천대 6호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강연에서 우 교수는 현재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전방위적 압박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무역전쟁, 기술 수출 제한, 동맹국 강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 상하이협력기구와 브릭스(BRICS)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미 간 대립은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민간, 한중관계 개선 위해 노력해야
우 교수는 한중관계에 대해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면서도 "오늘날 중한관계는 전례 없이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양국 국민 간 상호 인식이 악화되고 있는데, 이는 양국관계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중한 관계 개선은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정부, 기업,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양국 주체들은 상호 이해와 신뢰 회복을 위해 문화·인적 교류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한중경제관계,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화
우 교수는 "양국의 경제 관계가 과거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화했다"라고 분석한 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새로운 접근 방식이 모색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 진출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이 중국 시장을 포기하면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인구 14억의 거대 시장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중국 시장에 맞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미중 갈등 속 중립 견지...미중 가교 역할 기대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 우 교수는 "한국은 이념보다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며 "한국이 중미 갈등 속에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한다면, 중미 간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중미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라며 실용적이고 유연한 외교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인천대 통일통합연구원과 평생교육트라이버시티는 산동대 중일한협력연구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협력과 세계시민 교육을 위한 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